2008년 06월 26일
덱스터 [Dexter]
미국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끊기는 둥 마는 중 하며 시즌을 마무리 했던
히어로즈, 프리즌 브레이크 이후 한 동안 집중할 수 있는 미드가 없었습니다.

My name is Earl은 딱 내 취향의 미국식 코미디물이었지만 시즌이 거듭될 수록 지루하고 따분해졌고, (시즌 2 15편까지 보고 아직까지 외장하드에 고스란히 남아있지요 ㅜㅜ) The Big Bang Theory는 그 재미를 막 느끼기 시작할 때쯤 시즌 1이 종료해버렸고, 아직 시즌2는 9월달이나 되어야 나온다고 하고....

이것 저것 바이오닉 우먼, 슈퍼내추럴 등의 미드를 찔러보긴 했으나 그닥 입맛에 맞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그러던 중 우연히 작년 가을 미국여행 사진을 둘러보던 중,
타임스퀘어 앞의 광고판에 올려진 미드 하나.. 그게 바로 덱스터.(Dexter)
순박한 시골청년 같은 얼굴에 웃음을 가득띤 주인공... 그런데 그 얼굴 위로 뿌려진 핏방울들..
뭔가 평범한 소재는 아닌 것 같았죠...


그래 일단 다운받아 보자~ 그냥 1편보고 흘려보낼 미드가 될 지죠, 어쩔 진 모르겠으나,
한결 '노는'시간이 많아진 요즘에 시간 때우기로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편씩 (사실 히어로즈나, 프리즌 브레이크 처럼 중독성이 강해서.. 다음편을 보지 않으면 못참는 스토리 구조는 아니고) 지금까지 시즌 1 일곱편을 꾸준히 감상중입니다.

CSI 같은 과학수사물의 껍데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살인본능의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다행히 그 본능은 악인에게만 실천되지요.)그것도 현재 감식반 혈흔전문 경찰인! 주인공.. 극과 극의 상황이 빚어내는 아이러니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겠죠..
감정이 없어 딱히 사랑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극 틈틈이 내뱉어내는 그의 독백이 때론 웃기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도 과학수사물인 만큼 흥미진진한 살인사건들이 다양합니다. 다른 수사물처럼 뒤통수를 치는, 짜임새있고 복잡한 관계는 아니지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피를 다 뺀 토막난 시체, 상처, 혈흔들.. 가끔 역겨울 때도 있어요ㅋ

특히 덱스터의 타이틀은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압권입니다. 극도의 타이트샷으로 클로즈업되어 보여지는, 아침식사용 토마토 자르기, 오렌지 짜기.. 아슬아슬하게 턱의 수염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면도날.. 등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자르고 베는 장면들이 감정없는 주인공의 살인 행위들을 은밀하게 엿보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아주 아름답습니다. ㅋ

암튼 이 시리즈 역시 후반으로 갈 수록 그 힘을 잃어갈 지는 모르겠으나,
당분간 빈둥거리는 절 조금이나마 채워줄 활력소가 되겠죠~!


by funxoulbro | 2008/06/26 13:15 | 트랙백 | 덧글(0)
2008년 06월 19일
'구글이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언제부터인가 내 자신이 '난독증'에 걸린 게 아닌 가 의심할 때가 있었다.
책을 읽으려해도 집중하기 어렵고 신문 기사도 흥미위주의 단편성 기사가 아니면 쉽사리 한번에 끝까지 읽어 내려가지 못했다.
나의 급한 성격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나가기가 힘들구나 생각했다.
물론, 내 성격문제도 있겠지만, 이런 비슷한 고충을 털어놓은 미국의 한 교수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동감 1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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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전쟁과 평화'(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의 장편소설)는 못 읽겠다."

미국미시간대 의대 교수이자 블로거(blogger)인 브루스 프리드먼(Friedman)은 최근 이런 고충을 주변에 털어놨다. 그는"인터넷에서 수많은 단문(短文) 자료들을 훑다 보니, 생각하는 것도 '스타카토(staccato·짧게 끊어서 연주)'형이 됐다"며"블로그에서도 3~4단락이 넘는 글은 이제 부담스러워 건너뛰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오늘날 지식인들조차 인터넷에 얼마나길들여졌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의 기술문명 평론가인 니컬러스 카(Carr)는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 먼슬리7~8월호에 게재한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든다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인터넷이 우리의 읽기와 사유(思惟) 방식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심층 분석했다.

오늘날 인터넷은 우리의 인식 지도이자, 소통의 매개다. 눈과 귀를 통해 정신으로 흘러들어가는 정보 대부분이 이 통로를 거친다. 인터넷은 이렇게 수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찾아줘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인간의뇌를 자기 식(式)대로 길들인다. 그 방식이란 '정보 파편'들의 신속한 흐름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집중과 사색 능력은쇠퇴한다.

이런 '인터넷 혁명'의 중심에 강력한 검색 엔진인 구글이 있다. 구글이 추구하는 것은 "세계의 모든정보를 조직화해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자체 검색엔진과 다른 사이트들을 통해 수집한 네티즌들의 인터넷사용에 관한 막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검색 이용이 편리하도록 하루에도 수천 번씩 알고리즘을 다듬는 실험을 한다고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밝혔다. 그 결과, 정보를 찾고 의미를 추출하는 사람들의 방식에 대한 통제력을 키워간다.

구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Brin)의 말처럼 "세계의 모든 정보를 우리의 뇌, 혹은 그보다 더 영리한 인공두뇌에 직접 연결시키는 차원"을 꿈꾼다.

하지만 카는 구글로 대표되는 인터넷의 위험성은 인간의 뇌를 계량해서최적화할 수 있는 일련의 기계적 과정의 산출로 본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카는 "구글이 이끄는 세계에는 깊은 사색 과정에서나오는 '경계의 모호함' 따위는 들어설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컴퓨터 연산에서 모호성은 통찰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라,메워야 할 결함일 뿐이다.

인터넷은 또 인간 정신을 '초고속 정보처리 기계' 정도로 본다. 구글을 비롯한 인터넷업체들은 우리가 인터넷 망을 옮겨 다니는 속도가 빠를수록, 즉 우리가 더 많은 링크를 클릭하고 더 많은 페이지를 찾아 볼수록자신들의 수익은 커지고 고객에 대한 통제력도 높아진다. 카는 "이들이 제일 꺼리는 것은 한가롭게 한곳에 머물러 천천히 읽어내려가거나, 골똘히 사색에 잠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인간은 '팬케이크(pancake) 인간', 즉 한 번의손끝 터치로 방대한 정보망과 연결될 수는 있지만 응축된 사유의 공간은 사라진, 얇고 납작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카는경고했다.


조선일보 전병근 기자 bkjeon@chosun.com

by funxoulbro | 2008/06/19 09:33 | 넋두리 | 트랙백 | 덧글(3)
2008년 04월 03일
KBS1TV <산너머 남촌에는>를 맡게 되었습니다


아래에도 애통한 심정으로 드라마시티가 사라진 것에 대한, 무지하게 감성적인 글을 올린 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근로자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떠나는 것이 순리..
새롭게 KBS1TV 전원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조연출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드라마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리라고 예상됩니다.

쉽게 말씀드려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후속 드라마라고 할 수 있죠.
십수년간 이어오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가 2007년을 마지막으로 그 길고 긴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참신한 전원드라마(농촌드라마라고 표현하는게 더 나을까요...)를 출범시킨 게 바로 <산너머 남촌에는> 입니다.

드라마PD랍시고 자릴 꽤차고 앉아 있는 저도 별로 본 적이 없는 드라마이긴 합니다만,
어르신들에겐 꽤나 인기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요즘 10퍼센트 후반의 시청률이 나오면 웬만큼 흥행했다는 침체된 드라마시장에서
10~15% 사이의 시청률을 오락가락하는 드라마이니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죠?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후속인 만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조금더 '고급'스러워졌습니다.

전통 그대로의 장맛을 고집하는 종갓집 노부 한길선을 중심으로 3대가 이야기의 주축이 됩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시골가정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장집,
가족 공중 분해 위기 일보직전에 낙향한 귀농집,
그외 마을 우체국, 보건소 등 다양한 인물들이 따뜻하고도 맛깔스런 연기를 펼쳐나갑니다.

'농촌' 혹은 '전원' 드라마라는 타이틀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입견을 가질 거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그랬고 지금도 조금은 그런 마음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몇 편 대본을 읽어보고 지나간 방송들을 둘러 보면서
이거 웬만한 미니시리즈나 연속극보다 쏠쏠한 재미를 느꼈습니다.

차라리 도시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단순하고 선형적이더군요.

좁디 좁은 촌구석에서 옹기종기, 때론 아웅다웅 살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이 모습이
심심하면서도 짭조름허니 감칠맛 납니다.
매회 다른 이야기들을 가지고 전개되는 '시추에이션' 드라마니 만큼 매번 색다른 소재를 기대하는 맛두 있구요.

흘러 넘치는 드라마의 홍수 속에
선입견 속에 보지 않았던 '농촌' '전원'드라마가 오히려 참신하고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금 드라마시티가 사라진 것이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ㅜㅜ)
물론 앞으로 제가 맡을 프로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요 ^^

조금 더 많은, 다양한 분들이 사랑할 수 있게끔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 보겠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산너머 남촌에는> 홈페이지 가기

by funxoulbro | 2008/04/03 20:18 | 산너머 남촌에는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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