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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19일
언제부터인가 내 자신이 '난독증'에 걸린 게 아닌 가 의심할 때가 있었다.
책을 읽으려해도 집중하기 어렵고 신문 기사도 흥미위주의 단편성 기사가 아니면 쉽사리 한번에 끝까지 읽어 내려가지 못했다. 나의 급한 성격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나가기가 힘들구나 생각했다. 물론, 내 성격문제도 있겠지만, 이런 비슷한 고충을 털어놓은 미국의 한 교수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동감 100%다. ------------------------------------------------------------------------------------------ "이제 더 이상 '전쟁과 평화'(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의 장편소설)는 못 읽겠다." 미국미시간대 의대 교수이자 블로거(blogger)인 브루스 프리드먼(Friedman)은 최근 이런 고충을 주변에 털어놨다. 그는"인터넷에서 수많은 단문(短文) 자료들을 훑다 보니, 생각하는 것도 '스타카토(staccato·짧게 끊어서 연주)'형이 됐다"며"블로그에서도 3~4단락이 넘는 글은 이제 부담스러워 건너뛰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오늘날 지식인들조차 인터넷에 얼마나길들여졌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의 기술문명 평론가인 니컬러스 카(Carr)는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 먼슬리7~8월호에 게재한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든다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인터넷이 우리의 읽기와 사유(思惟) 방식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심층 분석했다. 오늘날 인터넷은 우리의 인식 지도이자, 소통의 매개다. 눈과 귀를 통해 정신으로 흘러들어가는 정보 대부분이 이 통로를 거친다. 인터넷은 이렇게 수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찾아줘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인간의뇌를 자기 식(式)대로 길들인다. 그 방식이란 '정보 파편'들의 신속한 흐름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집중과 사색 능력은쇠퇴한다. 이런 '인터넷 혁명'의 중심에 강력한 검색 엔진인 구글이 있다. 구글이 추구하는 것은 "세계의 모든정보를 조직화해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자체 검색엔진과 다른 사이트들을 통해 수집한 네티즌들의 인터넷사용에 관한 막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검색 이용이 편리하도록 하루에도 수천 번씩 알고리즘을 다듬는 실험을 한다고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밝혔다. 그 결과, 정보를 찾고 의미를 추출하는 사람들의 방식에 대한 통제력을 키워간다. 구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Brin)의 말처럼 "세계의 모든 정보를 우리의 뇌, 혹은 그보다 더 영리한 인공두뇌에 직접 연결시키는 차원"을 꿈꾼다. 하지만 카는 구글로 대표되는 인터넷의 위험성은 인간의 뇌를 계량해서최적화할 수 있는 일련의 기계적 과정의 산출로 본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카는 "구글이 이끄는 세계에는 깊은 사색 과정에서나오는 '경계의 모호함' 따위는 들어설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컴퓨터 연산에서 모호성은 통찰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라,메워야 할 결함일 뿐이다. 조선일보 전병근 기자 bkjeo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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