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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31일
사실 족발이라는 건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에겐 생소한 음식이었다.
대부분의 그때 그 사람들이 그랬듯이 외식 때 먹는 음식은 ㅇㅇ경양식집에서 먹는 돈까스, 돈 조금 더 쓰면 함박스텍... 아니면 ㅇㅇ가든에서 먹는 돼지갈비가 전부인줄 알았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술을 마시게 되면서 내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음식에 대한 스펙트럼이 이리도 좁디 좁았던지 두 눈에서 눈물이 콸콸 흘르더라. 술을 맛있게 먹기 위해선, 그것에 조화가 되는 최고의 안주가 반드시 필요한 법.. 나이가 들면서, 술에 일각연이 있는 선배들로부터 이것저것 얻어먹으면서 그동안은 도무지 음식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까지 없어서 못먹을지경에 이르렀다. 족발도 넓어진 내 음식 스펙트럼에 새롭게 추가된 음식이다. 기껏해야 응~마트, 백화점 지하슈퍼에서나 포장해서 가끔 먹던 그저그런 음식이었다. 술을 하지 않으시는 아버지 덕분에 술안주로 각광받는 음식은 나와 별로 친해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친한 형과 함께 장충동 왕족발 골목을 찾은 것은 약 6-7년전... 난 장충동이 전국 모든 곳에 있는 동넨줄 알았다. 족발집은 무조건 장충동이어야 했던 것이다. 그만큼 장충동은 족발의 원류라 할 수 있을만치 많은 족발집이 늘어서 있다. 사실 장충동 족발 골목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모든 음식골목들이 그렇듯 모두가 '원조'집이다. 모두가 KBS MBC SBS 맛집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모두가 뽀글뽀글한 파마머리 할머니가 음식의 원조라고 간판에 붙여 놓았다. ![]() ![]() ![]() 이 많은 족발집들 가운데 어느 곳에 들어가야 할 것인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오늘 제대로된 족발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장충동 왕족발 골목은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3번출구를 나서면 곧바로 시작된다~ 큰 길을 따라 여러 족발집이 자릴 잡고, 가끔 몇몇 아주머니들이 손님들을 호객하러 길거리에 나와있다. ![]() 이 아주머니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곧바로 직진하라. 그냥 주욱 가면 된다. 한 50미터쯤 직진하면 그 이름도 리얼민망한 '뚱뚱이 할머니집'이 나타난다. 그 곳에 도착하기 전에 '원조'라는 이름으로 가득 포장된 족발집들이 유혹의 손길을 휘젓지만 그냥 뿌리치라. 본래 맛난 집은 알게 모르게 손님들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 (그리 뚱뚱해보이시지는 않는다만) 뚱뚱이 할머니께서 족발을 한가득 품에 안고서 우릴 반기실거다. 이 집은 원조라는 점을 내세우진 않지만 유독 'TV에 나온 집'임을 강조한다. 내부에는 거의 십년 전 신동엽이 진행했던 한 프로에 등장하신 할머니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족발은 대중소 세 가지가 있는데, 소(20,000원)는 적당히 먹는 남정네 둘이서 소주 안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 무엇보다 뚱뚱이 할머니 족발의 강점은 좔좔 윤기가 흐르는 기름기 쪽빠진 담백한 맛! 보기만 해도 미끄덩 미끄러질 것만 같은 매끈매끈한 살결과 콕콕 찔러도 바로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탄력~ 입안에 넣으면 말 그래도 살살 녹는다...... (어제 먹고 왔는데 글 쓰다 보니 또 입에서 침 줄줄줄...) 차가운 소주를 한잔 원샷하고 새우젓을 듬뿍 찍어 입 한가득 넣고 씹을 때 그 쫀득쫀득함이란 ㅠㅠ 눈물난다. 말이필요없다. 지금까지 족발맛은 다 잊어라. 짜지도 달지도 않은 감칠맛나는 그 양념 어흑 ㅠ_ㅠ 글의 끝부분에서 밝히지만, 고백하자면 장충동 왕족발 골목에 있는 다른 족발집에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 하!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보는 법. (적절한 비유가 생각나지 않아서 쓴다는게....) 다른 거 안먹어봐도 여기가 최고라는 거다!!! - 본인은 뚱뚱이 할머니 족발집과 아무런 관계없습니다요 - 족발엔소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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